살았던 환경
습한 집에 살았다
원룸에는 벌레가 많았다
집게벌레, 쥐며느리가 매일 나왔다
벌레들은 장판 밑에 사는 것 같았다
장판 가장자리를 전부 투명 박스 테이프로 막았다
내 눈에 보이는 벌레가 줄었다
습한 여름날이었다
비가 왔다
나는 습한 걸 나름 즐겼다
에어컨을 안 켜고 창문을 열었다
비 오는 소리를 들으며 축축하고 더운 공기를 마셨다
내 자취방에는 여느 원룸처럼 주방 같은 것이 있다
요리를 자주 해 먹었다
가스레인지가 있고
그 위에는 선반이 있었다
목재 선반
원룸에는 정수기가 없다
생수를 사 먹기는 돈이 아까울 때가 있었다
물을 끓여먹어 보자
수돗물을 끓인다
웬걸
수돗물에 먼지가 떠다닌다
먼지가 꽤나 일정하게 생겼다
조랭이떡 같이 생긴 먼지들이다
찜찜하니 체에 거르자
먼지가 왜 일정하게 생겼을까
집안에 식물을 키웠다
식물에도 먼지가 많아졌다
먼지가 움직인다
먼지가 움직여
새로운 집 벌레의 발견
네이버에 들어가서 검색한다
원룸 벌레 종류
작은 벌레
집 벌레 종류
원룸 벌레 나와요
먼지가 똑같이 생김
간신히 찾았다
먼지다듬이
먼다
너무 작아서 정확히 어떻게 생겼는지 잘 안 봤었는데
일정한 모양의 벌레다
납작한 개미같이 생겼는데
크기는 개미의 1/4 밖에 안돼보이고 색은 더 연하다
책벌레로 알고 있는 벌레이다
책에 있으면 책벌렌줄 알텐데
모여있으면 먼지 같다
너무 납작해서 살아있다고 생각 못했다
번식력이 좋았다
먼지가 벌레였다
집을 눈으로 훑는다
먼지가 일제히 움직인다
책벌레는 책에 한 두마리 있는 거 아니었나
잡기 시작한다
돌돌이로 밀면 한가득 일정한 모양의 먼지가 붙는다
벌레다
걸레로 밀고
테이프로 찍는다
많다
주방 선반 가장 위에 낡은 전자제품 매뉴얼이 있었다
거기서부터 나온 것 같다
수없이 많은 먼지가 나온다
모양이 다 일정하다
버린다
키친타월 사이사이
휴지 사이사이로 벌레들이 들어가 있다
목재 선반 틈 사이
벽지
바닥
식물
주방 후드
랩 넣는 종이박스
눈에 띄는 모든 곳이 벌레다
이불과 옷은 자세히 안 봤다
확실한 건 벌레들 가운데 내가 있다
내 집에 나보다 벌레가 더 많다
먼지다듬이 박멸
원룸을 태우고 싶다
박멸하는 방법을 찾아본다
훈증기도 있고 박멸업체도 있다
난 돈이 없다
비오킬
잔류하는 살충제가 도움이 된다고 한다
약국에서 판다
7천 원 정도 한다
꽤 비싸지만 나의 최선이다
일단 벌레가 들어있는 모든 것을 폐기한다
곡물이 있는 건 꼭 버린다
곡물봉지는 소굴이다
밀폐 봉투라 절대 못 들어갈 줄 알고 안 버렸는데
오곡쌀봉지는 밀폐가 아니다
구멍이 뚫려있다
거기로 들어가서 번식한다
오곡과 벌레가 구분이 안 될 정도다
2차전을 피하려면 꼭 버린다
벌레가 묻은 모든 생활용품을 버렸다
벌레를 털어서 살릴 수 있는 최소한은 살렸다
그다음으로 비오킬을 온 집안에 살포한다
잔류성 살충제니까 닦지 말고 말린다
나프탈렌도 사봤는데 발암물질이고 효과도 없다
매일 살충제를 뿌리고 말리고를 반복했다
종종 몇 마리의 먼지다듬이가 보이면 바로 없앴다
나중에는 멀리서도 벽에 붙은 1mm도 안 되는 먼지다듬이가 보였다
한마리 한마리 없앤다
발견하면
청소하고 살충제 뿌리고
찾고 눌러없애고 버리고
돌돌이로 테이프로 걸레로 치우고
다음날도
청소하고 살충제 뿌리고
찾고 눌러없애고 버리고
돌돌이로 테이프로 걸레로 치우고
그 다음날도
신경쇠약에 걸린 것 같다고 생각할 때쯤
방 전체에 살충제냄새를 남기고 먼지는 박멸됐다
한 달에서 세 달 정도 눈에 불을 켜고 살았던 것 같다
예방
먼지다듬이로 호되게 혼난 이후에는
습기와 오래된 목재를 멀리했다
여름에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어서 건조하게 살았고
오래된 종이는 모두 가져다 버렸다
목재가구의 모서리와 구멍을 테이프로 전부 막았다
이후에도
절대 습하게 살지 않고
오래된 종이
오래된 목재 다 가져다 버리고
살충제 구비해놓고
곡물은 페트병 같은 밀폐용기에 옮겼다
나 같은 먼지다듬이 희생자가 없으면 좋겠다
먼지다듬이 생김새
검색해서 이미지로 보면 자세히 보이지만
맨눈으로 보면 이렇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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