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엄마가 된다면 우리 엄마가 했던 행동을 똑같이 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엄마가 되는 것이 무섭다
크고 보니 나는 사실상 엄마의 클론이다
엄마로부터 배우고 싶었던 것도 배우고 싶지 않았던 것도
모두 내 안에 들어있다
내가 아이를 낳아 키울 때도
내가 싫어했던 엄마의 행동을
내가 똑같이 따라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걸 소름끼칠만큼 경계한다
엄마도 종종 할머니를 증오하지만
내가 본 엄마는 종종 할머니와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차갑고 공감하지 못하고 애정을 줄 줄 모른다
그리고 지금 나도 그렇다
내가 아이를 낳아서 잘 키울 수 있을까
내가 어렸을 때 엄마에게 원했던 건 뭐였을까
나는 엄마가 공감해주는 사람이길 바랐다
엄마는 항상 자신이 가장 불쌍한 사람이어서 남의 아픔은 담을 공간이 없어 보였다
그래서 나는 내 자식들이 고민을 말해도 될만큼 마음에 여유가 있는 엄마로 보이길 원한다
현실이 원래 그런거야,그런 거야, 견뎌, 버텨, 어쩔 수 없어, 다 그런 거야, 엄마는 더 힘들어, 엄마는 어릴 때 이랬어
말고
힘들었겠구나, 엄마가 도와줬으면 하는 건 없어?, 안아줄까? 엄마는 딸 편이야
이런 말을 해주는 엄마가 될 것이다
엄마가 질문하는 사람이길 바랐다
엄마는 20년이 넘도록 내게 질문을 하지 않으신다
내가 뭘 좋아하는지, 뭘 싫어하는지도 잘 모르시는 것 같다
엄마의 말에는 물음표가 없고 마침표만이 있다
엄마가 지금까지 힘들었던 얘기, 뉴스에 나오는 불행한 사건을 폭포처럼 퍼붓는다
나는 피할 공간이 없었고 피할 생각도 못한 채 쏟아지는 말을 오롯이 받아마셨다
그 대화에서 나는 없다
나는 그래서 '좋은 말 양파, 나쁜 말 양파' 같은 유사과학 실험을 내심 믿는다
나는 나쁜 말 양파였고 지금 마음이 병든 이유는 나쁜 말을 많이 들어서 그런 것 같다
나는 나를 궁금해하는 엄마가 있으면 좋겠다
오늘 뭐했어?, 기분은 어때?, 괴롭히는 사람은 없어?, 마음에 드는 사람 있어?, 먹고 싶은 거 있어?, 어떤 음식 좋아해?, 어떤 영화 좋아해?, 어떤 간식이 좋아?
딸에게 관심을 주는 소소한 질문이 많은 엄마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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